블레이크 에드워즈의 <파티>는 할리우드라는 스펙터클 사회의 지배적 형태에 일격을 가하고 작별을 고하기 위한 구실로서 엉뚱한 소동극을 이용한다. 이 공격이 성공적인 이유는, 할리우드가 이미 종말의 기운에 휩싸인 공간인 동시에 신성한 공간임을 간파한 에드워즈의 정확한 직관 때문이다. <파티>의 목표 지점은 코믹한 재앙을 정밀하게 연출함으로써 죽음과 신성한 것에 대한 인식에 도달하는 것이다. <파티>는 능률이 최고조에 달한 후기 자본주의 사회라는 기제의 작동을 보여준다. 이 기제는 가진 자들을 위해 기능하며, 이들은 특권을 만끽하면서 이 기제가 흠잡을 데 없이 순조롭게 작동하는 것을 지켜본다. 그러나 이것은 주인공 흐룬디 V. 박시(피터 셀러즈)가 등장하기 이전까지의 얘기다. 실수로 박시의 이름이 한 영화제작자가 마련한 파티의 초청객 명단에 들어가고, 이 우연한 사고는 거대한 기제의 붕괴를 초래하게 되는데, 이 과정을 에드워즈는 괴로울 정도로 길게 이어지는 패턴화된 형식의 연쇄를 통해 보여준다. 어째서 이 파티의 세계는 그토록 쉽게 붕괴되는 것일까? 너무도 이질적인 박시의 세계 앞에서 파티의 주객들이 당황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줌으로써, <파티>는 부르주아적 세계가 어떻게 그 자신의 파괴에 일조하게 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들은 정중한 태도로 파괴에 일조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이다. 분명한 점은 그 세계 자체가 파괴를 원하고 있으며, 순전히 기능적인 소통에 기초한 그 시스템이 스스로 넌더리가 나서 작동을 멈추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더해져, 통제와 해체 사이의 전환점에 놓인 영화의 위치를 훌륭히 표현하고 있다. <파티>는 가벼운 자극과 포만감 사이에서 일정한 균형을 유지하는, 일관된 수준의 쾌락을 목표로하는 그러한 영화에 대한 메타포다. 그와 같은 쾌락의 구축물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파티>는 노스탤지어도 없 고 온기라곤 거의 없는 자유로운 작품이 된다. 이 때문에 <파티>는 무성 코미디의 종말 이래 영화계에서 거의 사라져버렸던 순수한 축제의 정신을 간직한 작품이 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