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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방에서 해 뜨기 전이나 해 진 뒤에도 어두워지지 않는 현상, 백야. 영화를 보고 나면 이 서정적인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곰곰 되씹게 된다. 칠흑 같은 밤에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이 박명(薄明)은 희망의 상징인가, 아니면 휴식의 시간에조차 다리 뻗고 누울 수 없는 이들이 체감하는 절망의 상징인가? 모호한 제목만큼이나 영화 속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심리 역시 모호하다. 영화는 어두운 밤, 황량한 도로변에서 이루어지는 두 남자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오랜 연인인 듯 보이는 이들의 만남은 그러나 이미 오래 전에 기정사실화된 이별을 확인하는 절차에 불과하다. 만남과 동시에 오는 이별. 영원히 한국을 떠날 결심을 한 원규는 옛 연인과 헤어지고 유예된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태준을 만난다. 대부분의 시간을 비행기 안에서 보내는 외국 항공사 승무원 원규와 퀵서비스 배달을 하며 도로에서 살아가는 태준. 그들의 직업은 그들의 거처가 안락한 집이 아니라 비바람 치는 황량한 거리임을 말해준다. 떠돌이 삶.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들에게 이 나라는 정착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 사실을 진작에 깨달은 원규는 믿음도, 희망도 모두 접고 한국을 뜨려 하지만 아직 이 나라에서의 삶을 포기하지 않은 태준은 그에게 거친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이들의 사랑은 화장실, 도로, 공원, 옥상, 황량한 벌판에서만 가능할 뿐이지만 이 고통스런 상황에서도 희망은 가능한가? 사랑을 할 때 그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소리는 열락의 소리인 동시에 고통의 소리이다. 그들이 상처투성이 몸으로 사랑을 할 때 밖에 내리는 눈은 축복이며 위로이다. “꺼지라”는 태준의 말은“가지 말라”는 갈망을 품고 있고 어둠 속에 자신의 몸을 숨기며 또다시 길을 떠나는 그들의 몸짓에는 돌아옴에 대한 희원이 담겨있다. 경멸과 갈망, 좌절과 희망이 모호하게 뒤섞인 영화 <백야>. 간결하면서도 파워 풀 하고, 애잔하면서도 독한, 여운이 오래 남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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