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이 터지자 원산을 떠나 부산항에 도착한 이중섭과 그의 가족들은 더 따뜻한 피난처를 찾아 제주도로 간다. 종교단체로부터 쌀 배급을 받거나 바닷게를 잡아먹으면서, 이웃들의 도움을 받고 그 보답으로 그림을 그려주면서 생활을 이어갔다. 부산으로 돌아온 후, 이중섭의 아내와 아이들은 처가가 있는 일본으로 갔고 이중섭만 홀로 남아 외로운 피난 생활을 이어간다. 이중섭은 통영, 서울, 대구, 왜관 등을 전전하며 지인의 도움으로 힘겹게 계속 창작하지만 전시회를 실패하고 그의 건강은 악화된다. 결국 서울적십자병원에서 무연고자 신분으로 생을 마감한다.
<이중섭의 눈>은 비운의 화가 이중섭의 삶을 기록에 기초한 재연극으로 구성한다. 남아 있는 이미지 재료들과 배우들이 재연하는 드라마를 배치하면서 변사가 화면 밖에서 상황을 해설하는 구성은 다큐드라마의 질감을 두텁게 하고 소재가 되는 실존인물의 삶에 관객이 보다 밀착해 다가가게 함으로써 경쾌한 진지함을 만들어낸다.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