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원제인 ´EXPRMTL´은 ´EXPERIMENTAL´에서 모음만 뺀 형태의 작명이다. ´울리포´를 떠올리게 하는 이 이름은 1949년부터 1974년 사이에 다섯 번에 걸쳐 벨기에의 크노케-르-쥬트의 해안가 리조트의 텅빈 카지노에서 크리스마스와 새해 사이의 기간 동안 개최된 실험영화제의 이름이었다. 이곳이 새로운 성소가 된 것은 한 해 동안 아방가르드 영화감독들이 만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만남의 장소이자 미국과 유럽 아방가르드가 교차하는 장소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곳에 모인 이들은 단순히 실험영화감독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가와 예술가들이 아방가르드와 언더그라운드의 기치 아래 모여들었다. 간헐적으로 열리기는 했지만 실험영화와 아방가르드의 역사의 장소에서 어떤 사람들이 오고 갔는지,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 상영되었던 영화와 페스티벌의 자취를 따라간다. 그 가운데 모인 이들의 토론과 회합이 새로운 예술에 대한 기대를 어떻게 높였는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