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을 좋아하는 흑인 소년 모리스는 축구 코치인 아버지를 따라 독일 하이델베르크로 이주한다. 피부색, 언어, 문화가 다른 이국에서 모리스는 독일어 선생 잉카로부터 멘토링을 받는가 하면, 백인 소녀 카트린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반항적인 소녀 카트린은 배타적인 급우들과 달리 모리스와 친밀한 교감을 나눈다. <미국에서 온 모리스>는 사랑과 우정, 자아 따위에 예민한 사춘기 소년의 성장을 소재로 한 드라마이다. 작가 겸 감독 차드 하티건은 성장영화의 진부한 관습을 슬기롭게 피해가면서 장르의 전형을 성공적으로 극복해낸다. 영화는 첫사랑의 열병, 권위에 대한 반항, 자아와 세계의 합일에 대한 열망 등 성장기의 징후들을 고루 훑어간다. 적당한 해학과 눈물이 스며있는 이 영화는 ‘인물’에 대한 연구이기도 하다. 카메라는 철저하게 주인공 모리스에 초점화되어 있고, 내러티브는 그의 내면적 정황 변화에 따라 흘러간다. 모리스 역의 마키스 크리스마스는 몽상가 기질의 흑인 소년 모리스를 인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