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노타우루>는 세 명의 청년들의 내밀한 일상 속으로 떠나는 미스터리한 여정을 묘사한다. 멕시코시티의 아파트를 무대로 한 이 영화에는 특별한 사건이 없다. 청년들이 그들의 아지트에서 잠을 자고, 꿈을 꾸고, 책을 읽고,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방문자들을 맞이하는 것이 전부이다. 모호한 내러티브로 인해 극에 몰입하기는 쉽지 않다. 카메라는 오랜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거나 미세한 정도로만 이동하고, 프레이밍은 아주 정교하다. 화면 안에서 일어나는 유일한 변화는 인물들이 움직이거나 다른 방으로 이동하기 위해 페이드 아웃 되는 것이다. 고정된 롱테이크로 찍힌 다수의 장면들은 미니멀리즘의 극단을 보여준다. 의식의 흐름을 따르는 것처럼 보이는 형태로 엄격하게 형식적 완결성을 고수하면서 페레다는 뚜렷한 스타일의 인장을 남긴다. 가비노 로드리게즈를 위시하여 루이자 파르도, 프란시스코 바레이로 등 니콜라스 페레다 영화의 배우들이 등장하는 몽환적 판타지 영화다.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