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루이스 게린의 <뮤즈의 아카데미>는 바르셀로나의 철학교수 라파엘 핀토의 철학 수업에 초점을 맞추었다. 핀토의 교수법에 대한 부인의 문제제기, 그의 사상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을 추적하면서 게린은 철학의 아카데미에서 윤리적 질문을 던진다. 고전문학의 개념을 설파하는 수업에서 핀토는 제자와의 기묘한 관계로 인해 혼란에 봉착한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은 유혹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피력하는 핀토의 실제 삶으로부터 다양한 질료들을 가지고 플롯을 구축했다. 주인공이자 현실 속의 이미지가 차용된 라파엘 핀토는 40년간 바르셀로나 대학에서 문학교수로 재직해 온 인물이고, 나머지 등장인물들은 대학에서 선발한 비전문가들이다. <뮤즈의 아카데미>는 픽션임에도 유기적인 플롯 구성을 통해 정신의 진실에 가까이 가고 있다. 지적인 사고와 감정의 진동을 오가는 스토리, 유리를 투과하는 이미지 모티프의 반복, 픽션과 다큐의 경계를 서성이는 화법 등 게린 영화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