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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북동쪽 시골길을 여행하는 자코모와 스테파니의 로드무비. 어린 시절 농아였던 자코모는 수술로 귀의 기능을 회복했고(영화에서는 이에 대한 설명이 빠져 있다), 성인이 된 지금에도 어린아이 같은 말투를 쓰고 행동 또한 아이 같다. 이 영화는 젊은 두 남녀가 숲 속을 헤치고 강을 찾아가는 한 나절의 여정을 담는다. 카메라는 시종일관 핸드헬드로 두 사람을 가까이에서 포착하며 일상적으로 주고 받는 대화를 기록한다. 수영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숲길, 둑, 강변 등을 거닐며,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던 두 사람은 옛 기억을 떠올리거나 시시한 농담으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빈집에 들어가 드럼을 연주하거나, 음악을 듣고 꿈을 꾸기도 한다. 혹은 다운타운으로 나가 놀이기구를 타고 춤을 추던 언젠가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플롯이 매우 느슨하게 구성되어 있어 영화의 이야기 전개에 대해 정의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 또한 관습적인 편집방식을 따르지 않아 영화는 프레임 바깥의 이미지와 소리에까지 상상의 지평을 확대하게끔 끊임없이 유도한다. 이탈리아의 젊은 감독인 알레산드로 코모딘은 극적인 드라마 없이, 혹은 관객이 기대하는 결정적인 장면 없이, 바람과 공기와 숨소리, 새소리와 흐르는 물소리, 한낮의 햇살과 반짝이는 돌멩이를 잡아내는데 섬세하게 공을 들인다.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는 좀처럼 다루기 힘든 16mm 카메라로 그는 자신이 원하는 색감을 스크린에 옮겨놓았다. 그리고 그의 햇살이 스크린에 투영되는 순간, 관객들은 각자 자신의 기억 속의 햇살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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