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녘 상해의 한 건물 안, 소심한 청년 쩌우커는 실수로 친구를 죽인 채 떨고 있다. 경찰서로 자수하러 가지만 경찰은 퇴근 시간이라며 가버린다. 밤이 되고, 절망에 빠진 쩌우커는 라디오 DJ 링즈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끌려 전화를 한다. 그는 링즈에게, 자신이 사람을 죽였고 내일 6시에 슈퍼비어시티 건물에서 자살하겠다고 말한다. 방송에서 자신의 일이 큰 화젯거리가 된 사실도 모른 채 쩌우커는 중학교 때 좋아했던 여자 친구를 찾아 밤거리를 헤맨다. 그러다 다시 링즈의 프로그램에 전화를 걸어 죽을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리지만, 난처해진 링즈는 일단 자살을 약속한 자리에 나오라고 한다. 이 영화는 저예산 디지털 실험영화 프로젝트 슈퍼시티 시리즈의 하나다. 상해에서 태어났지만, 우루무치에서 자라난 주인공 쩌우커는 대도시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 무시당하고 속임을 당하던 그는 어느 날 사람을 죽인 데 이어 자살을 하겠다는 거짓말까지 공개적으로 하고 만다. 그의 거짓말은 매스컴에 의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간다. 우연의 연속인 듯한 에피소드들은 마치 뉴스에 나오는 사건들을 이어 붙인 듯 단절적이며, TV와 라디오 소리로 채워진 사운드, 심하게 기울어진 화면은 거대하지만 폐쇄적인 도시 상해에 갇힌 인물의 심리를 잘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