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인 지영, 졸업사진을 촬영하고는 있지만, 졸업 후 진로는 막막하기만 하다. 4년 내내 미뤄둔 교양인 수영을 수강하면서, 어린 시절 처음 수영을 배울 때 세계지도를 바라보며 넓은 바다를 향해 품었던 마음과 한편 물속에서 눈을 뜨지 못해 좌절했던 기억이 성장한 지금도 매번 혼란스럽게 그녀의 내면으로 귀환한다.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지영은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 물안경을 써야 할 때마다 고장 난 물안경을 손에 든다. 꿈과 현실, 자신의 능력과 이상에 대한 갈등을 겪을 때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답답함에 길을 보여줄 무엇인가가 절실함을 느낀다. 감독은 그런 성장기의 순간마다 닥쳐온 자신의 공포와 비겁함을 통해 정체성의 흔들림을 조용히 되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