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 클레쇼프는 볼셰비키 혁명이 끝난 소비에트에서 클레쇼프 공장이라는 영화연구소를 통해 에이젠쉬테인, 푸도프킨 같은 혁명 예술가들을 키워낸 것으로 영화사에 잘 알려져 있다. 그가 창조한 클레쇼프 실험(서로 관계없는 쇼트를 서로 연결시켜 그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변증법적 관계를 실험하여 새로운 마음의 이미지를 창조하는)은 모든 영화 편집의 기본 원리를 이룬다. 그러나 이론가로서의 클레쇼프로 인해 예술가로서의 클레쇼프가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 영화에서 클레쇼프는 할리우드 슬랩스틱 코미디를 연구하면서, 미국영화의 장르 컨벤션을 통해 반대로 소비에트에 대해 미국과 서방세계가 가진 편견을 비웃고, 더 나아가 그 안에서 화해를 모색한다. 미국인 미스터 웨스트는 ‘빨갱이들이 사는’ 소비에트에 발령을 받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가 아는 ‘빨갱이들’은 ‘머리에 뿔 달린 도깨비들’이기 때문이다. 단단히 무장을 한데다가 서부극의 건맨 같은 보디 가드를 대동해서 소비에트에 간 미스터 웨스트. 도착하자마자 아주 특별한 모험이 그를 기다리고 있고, 그를 돕는 것은 착한 소비에트친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