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북부 야마가타 현 신조의 사람들에게 눈은 결코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하는 자연의 선물이 아니다. 이들에게 눈은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는 투쟁의 대상이다. 겨울이 되면 이들은 생존을 위해 눈과의 전쟁을 시작한다. 눈이 쌓이면서 무게에 견디지 못하고 집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지혜들이 만들어진다. 주민들의 일상은 눈을 치우는 것부터 시작된다. 눈이 쌓이지 않는 지붕을 설계하거나 눈을 치우기 위해 수로를 개발하기도 한다. <설국>은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눈과의 전쟁을 벌여온 신조 사람들의 모습을 3년에 걸쳐 기록했다. <설국>은 일본의 독립 다큐멘터리의 시작점이라고 이야기된다. 이병우. 일본이름 이노우에 칸으로 일본 영화계의 큰 족적을 남긴 조선인 촬영감독의 첫 작품이다. 일본 영화사에 숨어 있는 조선 영화인들의 흔적을 발견하는 직업은 우리의 영화시를 복원하는 또 하나의 숙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