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뉴 퀴어 시네마 그리고 무엇보다 킬러 필름즈를 오스카에 입성하도록 이끈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실재했던 사건인 브렌든 티나 사건에 바탕을 둔 이 이야기는 자신의 성별에 배당된 정상적인 세계와 다른 세계를 살았던 어느 레즈비언에게 가해진 무모한폭력과 적대를 향한 분노의 보고서이다. 아울러 스스로의 질서를 지탱하기 위해 모호한 차이의 세계를 난폭하게 배제하는 권력과 질서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기도 하다. 미국 어느 시골 마을처럼 네브라스카 주의 폴즈 시티 역시 그런 마을이다. 그 마을에 절도 혐의로 수배 중인 브랜드 티나가 들어온다. 절도 수배자인 그녀는 남장을 한 레즈비언. 티나는 어느 술집에서 성희롱을 당하는 한 여자아이를 도와준 인연으로 그 마을에 눌러 앉게 되고, 머지않아 마을의 모든 소녀들이환대하고 연모하는 ´멋진 놈´이 된다. 그리고 티나는 라나라는 또래 여자아이와 사랑을 나누게 된다. 그러나 라나를 사랑하는 또 다른 남자 존은 우연한 교통사고로 알게 된 티나의 정체를 향해 복수와 증오의 반격을 가한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증오 범죄와 희생양의 세계의 영화이지만 또한 사랑에 관한 영화이다. 그 점에서 이작품은증오 범죄의 희생양을 향한 손쉬운 연민과 공감을 내세우지 않는다. 그것은 감히 자신의 욕망을 긍정하고 살아가며 그런 욕망과 소통하는 공동체의 풍경을 전경에 내세운다. 그러나 또한 그것은 불행히도 너무나 허약한 세계이기도 하다-사소한 발견이 그/그녀의 삶을 단숨에 희생양의 지위로 이전시키고 세계는 그 폭력과 함께 희열을 공유한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가 허술한 인간주의적 윤리에 굴복하지 않는다면 바로 그 세계의 논리와 함께 하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