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게는 좋은 직장에 다닌다고 속이며 지내는 알리는 불법 영업하는 클럽에 관광객을 데려다주고 일종의 커미션을 챙기며 살아간다. 그는 동네 미용실 주인 아실의 딸 라나와 해선 안 되는 사랑을 하는 사이인데, 어느 날 두 사람의 밀회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아실에게 전달되고 동영상 값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요르단 암만의 작은 동네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벌어지는 사건들. 알리와 라나의 사랑은 이루어질 것인가? 동영상의 유포자는 잡힐 것인가? <골목길에서>는 미국 USC에서 영화를 전공한 바셀 간두르의 장편 데뷔작으로, 다섯 챕터로 이루어진 블랙 코미디이자 미스터리 스릴러이며 범죄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바셀 간두르 감독은 2016 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후보작에 올랐던 <디브>의 제작자이자 각본가로,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이 작품도 데뷔작이지만 얽히고설킨 줄거리를 정리해 나가는 솜씨가 시나리오 작가로 쌓은 그의 내공을 보여준다. 보기 드문 요르단 영화이며, 보기 드물게 재미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전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