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출신 안토니오 멘데즈 에스파르자의 두 번째 연출작인 <삶은 더 이상>은 단지 함께 살기 위해 싸워야 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가족의 이야기이다. 재판을 받고 있는 모자(母子). 그들이 왜 재판정에 서야 했는가는 미궁이다. 남편을 교도소에 보낸 30대 흑인 미혼모 레지나와 꾹꾹 자신을 누르며 사는 그의 열네 살 된 아들 앤드류의 시련을 따라 관객들은 가족 멜로드라마와 사회 비판 리얼리즘의 결합을 보게 된다. “자유롭게 살래, 죽을래? 아니면 감옥에 갈래?” 앤드류의 학교 수업에서 한 흑인교사는 앤드류의 처지를 깔끔하게 요약한다. <삶은 더 이상>은 미국인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제도화된 인종주의라는 의제를 제기한다. 연기자들을 비직업 배우로 기용하는 네오리얼리즘의 방법론을 직접적으로 가져오면서 에스파르자 감독은 조용하면서도 강렬한 일상에 대한?탁월한 즉흥 신들을 연출했다. 특히 레지나와 그녀의 새로운 파트너 로버트와의?즉흥 연기 앙상블은 매우 인상적이다.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