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지금 매우 붐비는 중이다. 연간 1,5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2010년 이후 17만 명이 제주로 이주했다. 제주가 좋아서 몰려오는 사람들은 제주의 사람과 풍경을 순식간에 바꿔놓는다. 제주에 사는 어떤 사람들은 이 변화를 발전으로 받아들여 환영하고 다른 어떤 사람들은 이 변화를 파괴로 여겨 비판하고 저항한다. 아름다운 섬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구비한 관광지로 더욱 각광받으면서 격변을 치르는 중이다. 제주에 살았고 지금도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각자 다른 내면의 갈등을 겪는다. 민환기의 다큐멘터리 <제주노트>는 제주에 사는 사람들이 처한 갈등의 고리를 여전히 평화로운 제주의 여러 공간과 묶어 신중하게 탐색한다. 섣불리 어떤 신념과 입장을 전하기보다는 복잡하게 돌아가는 제주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곁에서 겸손하게 자리하는 카메라의 태도가 인상적이다.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