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이 레스코프의 소설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 』을 각색하였다. 쇼스타코비치의 오페라로 더 유명한 이 작품은 중년 남자에게 돈에 팔려 결혼을 하게 된 어린 신부가 남편이 부재한 사이 벌이는 욕망과 파멸의 드라마를 보여준다. 욕망에 눈뜬 레이디 맥베스가 뭇남성들을 압박하는 과정은 영화 속에서도 마력이 넘친다. 그것은 강렬한 욕망의 묘사인 동시에 억압받는 여성이 자신이 처한 한계를 넘어서게 되는 극단적인 설정으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가부장적인 현실은 그녀의 삶에서 활력을 앗아가고, 레이디 맥베스는 이를 되찾기 위해 밤마다 정사를 벌인다. 살아남기 위해 거짓말과 범죄를 저지르는 악행을 선택하는 그녀의 팜므 파탈적인 모습은 시대를 초월하여 관객들을 압도하고 꿈틀거리게 만든다. 윌리엄 올드로이드 감독은 무엇보다 그녀의 행동과 선택에 초점을 맞추어 시대를 초월하는 여성상을 내놓고 있다. 레이디 맥베스 역의 플로렌스 퓨의 연기 또한 이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강렬함이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