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독창적인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주목받아 왔던 이성강 감독은 또 한 명의 애니메이터 연상호 감독과 함께 대중적인 버전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였다. 이야기의 모티프는 ´눈의 여왕´을 비롯한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고전적 영웅 서사에서 빌려왔다. 이는 인물의 극적인 느낌이나 구조를 친숙하게 전달하기 위함이다. 카이가 살고 있는 평화로운 마을이 눈의 여왕 하탄의 마법으로 인해 얼음으로 뒤덮이게 된다. 마을의 수호신인 강의 정령은 소년 카이에게 하탄의 마법에 걸린 마을을 구해달라고 도움을 청한다. 그는 카이에게 눈의 여왕에게 맞설 수 있는 ´영혼의 구슬´을 건네어 준다. 카이는 고난한 여정을 통과하면서 자신의 책임과 소명의식을 확인해 간다. 많은 부분에 있어서 아시아에 친숙한 대중 애니메이션의 서사를 따라가고 있기는 하지만 이성강 감독 특유의 정서들은 장면마다 서정적인 울림을 만들어 낸다. 올해 주목할만한 한국영화 중 한 편으로, 작가주의의 스타일과 대중친화적인 상상력의 의미있는 시도이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