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교의 첫날 그레타는 엘리엇을 만난다. 그레타의 소원은 어른이 되지 않는 것. 엘리엇도 그녀처럼 패배주의에 빠져있다. 왕따 소녀이기도 한 그레타는 학교에서 자신을 공격하는 소녀무리를 만나기도 하고, 엉뚱한 상황들로 인해 곤경에 처하기도 한다. 사춘기의 몽상을 웨스 앤더슨 풍의 독특함과 경쾌함으로 이끌어 내면서, 소녀의 몽상을 따라 다양한 화면의 질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영화의 중요한 사건 중의 하나는 그레타의 15번째 생일이다. 초대장을 받은 학교 친구들이 보여주는 뮤지컬적인 장면이나 몽상을 구현하는 달빛의 호수와 같은 장면들은 <잠자는 소녀>의 진정한 제목이 ´꿈꾸는 소녀´라는 것을 명시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 이 영화는 사춘기 소녀의 마음에 대한 영화적 시각화이다. 몽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영화들 위에 호주에서 만들어진 <잠자는 소녀>는 단순한 동화적 상상력을 넘어서서 풍성한 상상력을 제공한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