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홍합!>은 홍합 요리 전용 냄비인 ‘카세롤’에 수북이 쌓인 홍합찜을 맛있게 해치우는 두 여자의 대화로부터 시작된다. 바닷가에 앉아 막 홍합을 캐낸 차림으로 소소한 홍합 예찬을 시작하는 이들의 대화 뒤로, 그야말로 ‘홍합’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영화, <사랑해 홍합!>이 시작된다. 영화는 네덜란드 남서부 해안의 ‘질란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매년 홍합철마다 활기 넘치게 변하는 이 마을은 주변지역에 수 백 킬로 상당의 홍합을 공급해오고 있는 지역이다. 9월부터 4월까지의 ‘제철 홍합’을 최고로 치는 이곳 사람들의 홍합에 관한 미학은 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를 아우르며 유럽인들과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프랑스 북부 도시 릴에서 열리는 홍합 축제, 이탈리아 파스타를 만들 때 중요하게 사용되는 홍합껍질 등 홍합에 관한 모든 것이 차분하게 나열되며 보는 이의 미각을 자극시킨다.
홍합을 주로 한 15가지가 넘는 요리들의 향연 뿐 아니라 영화에서는 우리가 평소에 전혀 알지 못했던 홍합의 새로운 사실들까지 소개된다. 스스로 짝짓기를 하지 못하는 홍합의 번식을 도와주는 양식업자들과 홍합의 끈적이는 성분을 이용해 뱃속에 있는 태아들의 시술을 집도하는 의사들은 홍합은 그 자체만으로 하늘이 내린 선물이나 다름없다 칭송한다. 오감을 자극하는 맛의 향과 더불어 자연에 대한 경건함을 깨우치게 만드는 흥미로운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