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 드라마>는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정신병원을 무대로 하고 있다. 세속적인 의사와 약삭빠른 선임 간호사가 일하는 그곳에 한 어수룩한 초보 간호사가 부임한다. 그녀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 깊이 간직한 채 그와 같은 남자를 만나기만 고대한다. 마침 그 병원에는 나랏일이 걱정되어 잠을 이루지 못하는 건장하고 잘생긴 한 젊은 남자가 입원해있다. 그녀는 점점 그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자신을 박정희라고 믿는 망상증의 근육질 청년을 향한 매력을, 아버지로 표상되는 어른을 기다리는 간호사의 심리와 포개놓음으로써, <사이코드라마>는 박정희 같은 강력한 지도자를 그리워하는 현재 한국 사회의 병리적인 한 측면을 날카롭고 유머러스하게 풍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