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야시 노부히코는 1992년 작 <청춘 딩가딩가 딩딩딩>으로 친숙한 감독이다. 후기작의 서정성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지만 그는 초기시절 옵티컬 프린팅과 매트 페인팅 등의 특수효과를 선구적으로 사용해 주목받았던 인물이다. 그런 그의 1977년 상업 영화 데뷔작 <하우스>를 만날 수 있다는 건 무척 행운이다.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보여지는 이 영화는 대단히 키치적이다. 그래서 어쩌면 더 흥미로운 작품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어떤 집에 씌워진 귀기가 주요 소재이긴 하지만, 감독은 하나의 영화 안에 뮤지컬, 핑크, 액션, 코미디, 호러, 판타지 등 셀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장르를 버무려 놓는다. 아마 보는 내내 정신없을 것이다. 그렇게 정신없이 보는 내내 터져 나오는 유머를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하우스>의 진짜 매력은 엄격한 영화적 기준을 내려두고 감독이 선사하는 휘황찬란한 판타지를 고스란히 편안히 즐길 때 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