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인 에로티시즘을 아름다운 벚꽃과 신비한 소녀의 모습으로 표현하는 한편의 영상 시. 일본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초 단편 소설집, 『손바닥 소설』 가운데 한 편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어느 추운 날, 러시아인 소녀 안나에게 ‘나’는 소매치기를 당한다. 하지만 그녀의 가련한 모습에 오히려 묘한 끌림을 느끼고 만 나는 그녀가 묵는 여관을 드나들며 매일 밤 그녀를 훔쳐본다. 최면이라도 걸린 듯 그녀에게 점점 더 깊숙이 빠져드는 나. 하지만 갑자기 안나는 모습을 감추고, 이듬해 만개한 벚꽃과 함께 봄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