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일본 정부는 나리타에 공항을 신축하겠다고 공표했다. 이 지역의 토착민들은 정부의 개발 정책에 반대하는 투쟁을 비타협적으로 전개하였다. <저항의 분노: 나리타 스토리>는 이 나리타공항 건설 반대 투쟁을 소재로 제작된 오가와 신스케의 일명 ‘나리타’ 연작의 후일담이다. 오가와 신스케 영화의 촬영 감독이었던 오츠 고시로와 다이시마 하루히코 감독은 일본 현대사의 중대 사건 중 하나인 산리즈카 투쟁 이후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당사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140분의 상영시간 동안 이어지는 인터뷰는 조금씩 다른 삶의 궤적을 걷고 있는 당시의 주역들을 통해 역사와 개인의 관계를 탐문한다. 권력과 자본에 대항하는 투쟁으로 20대를 불살랐던 청년들이 반백의 노인이 되어 들려주는 이야기는 상당한 울림이 있다. <저항의 분노: 나리타 스토리>는 지금은 국제공항으로 변한 나리타에 대한 정치적 발언과는 거리가 멀다. 그것은 나리타가 만들어낸 이야기(들), 그리고 불의에 저항하는 삶의 가치를 되새기는 회고록이다.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