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환>은 차학경이 그녀의 여동생인 차학은의 두상을 여러 측면에서 찍은 6개의 스틸사진을 천천히 8분에 걸쳐 연결한 비디오로 6번째 마지막 장면만 동생과 비슷한 머리모양을 한 작가 자신의 얼굴이 보여진다. 이 작업에서 쓰여진 플릭커 기법은 그녀의 다른 비디오와 평면작업, 아트 북 작업에서도 많이 찾아지는데 필름의 최소 단위인 프레임 하나하나를 슬라이드 쇼 형식으로 보여주는 기법이다. 그녀의 작업과 영화와의 인연은 그녀가 버클리 대학 재학 당시 퍼시픽 필름 아카이브에서 3년간 일하면서 유럽의 아방가르드 필름을 포함한 광범위하고 다양한 종류의 필름을 접하고 파리에 있는 미국영화교육센터에 참가하면서 프랑스 정신 분석학적 영화이론 등으로부터 영향 받은 데서 비롯한다. 그녀는 “영화 장치론”을 펴낼 정도로 영화 기법과 이론을 깊이 연구하였고 그녀가 사용하는 기법 중의 하나가 플릭커 기법이다. 여기서는 클로즈업 된 아시아계 여성의 얼굴을 여러 각도로 보여주어 아시아계 여성의 얼굴을 정면으로 부각시키는 동시에 자신의 얼굴과 대치하여 특징 없이 구별하기 어려운 아시아계 얼굴이라는 고정관념적에서 출발하는 인종문제를 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