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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 아파트> Lucky, Apartment
강유가람/한국/2024/96분/전주시네마프로젝트
작은 아파트를 장만한 9년차 레즈비언 커플 선우(손수현)와 희서(박가영). 다리를 다쳐 집에서 재활 중인 선우는 어느 날부터 배관을 타고 풍겨오는 악취에 힘겨워한다.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공인중개사와 동 대표의 경고에도 선우는 냄새의 근원을 찾아 단지 안팎을 들쑤시고, 회사 내의 성차별을 견디며 대출금을 갚아나가는 희서는 그런 선우가 못마땅하다.
<럭키, 아파트>는 한국 사회에서 절대적인 안정성을 상징하는 아파트 속에서도 여전히 안전한 보금자리를 꾸릴 수 없는 사람들을 눈여겨본다. 제도의 부재 속 편견과 차별을 견디는 동성 커플, 이웃과 단절된 독거인 등은 아파트가 형상화하는 파편화된 사회 속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고립되는 존재들이다. 단지를 배회하는 악취는 생존의 사각지대에 몰린 이들의 몸부림을 대변하는 또 한 명의 인물처럼 기능한다. 하지만 오히려 선우나 희서와 같이 비슷한 처지에 놓인 약자들의 생활에만 고통을 더할 뿐이다.
특히 영화 속에서 직관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후각을 이야기의 핵심 재료로 활용하는 감독의 감각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서로에게 솔직해지는 것조차 어려운 커플의 현실적인 다툼은 약자들의 공존과 연대마저 녹록지 않은 현실을 아프게 꼬집는다. 마찬가지로 아파트의 물신화를 다룬 데뷔작 <모래>를 비롯해 여성 인권과 공간의 사회적 역학을 다뤄온 다큐멘터리 감독 강유가람의 첫 장편 극영화로, 전주국제영화제의 산업 프로그램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가 투자에 참여했다.
상영일정
5월9일/20:30/메가박스 전주객사 2관
[글 박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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