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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X전주국제영화제] #3 프리뷰: <끝없는 기다림의 날들>
2024-05-05 00:00:00Hits 705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끝없는 기다림의 날들> My Endless Numbered Days

숀 네오/일본, 싱가포르/2023년/78분/국제경쟁

만약 도시인들의 고독에 궤적을 그릴 수 있다면, 이는 양극단을 정처 없이 배회하는 진자운동일 것이다. 영화를 찍기 위해 고향 아사히카와를 떠나 싱가포르로 향했던 미츠에(반자이 미츠에)도 별 소득 없이 일본으로 다시 돌아오고 만다. 아무런 계획 없이 복귀한 일본에서 그녀에게 두 사람이 다가온다. 1년 전 미츠에와 헤어지고 다른 이와 결혼한 전 애인은 미련이 남은 문자로 그녀에게 안부를 묻는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새롭게 만난 동료 안나(야나기 에리사)는 갑작스레 미츠에의 집에 얹혀살고자 한다. 과거의 사랑과 새로운 우정 사이에서 마츠에는 소소한 일상을 보내며 찰나의 유대감을 느낀다. 하지만 미츠에는 여전히 어느 관계에도 온전히 마음을 주지 못한다.

배회와 진동에서 멈춤과 안온함으로 향하는 여정을 자신만의 리듬으로 담아낸 <끝없는 기다림의 날들>은 숀 네오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우정과 애정이라는 두 축 사이를 왕복하는 미츠에의 걸음은 삶의 정처를 찾으려 끊임없이 배회하는 현대인의 역설과 닮았다. 고요의 공간을 찾기 위해 발걸음을 뗄수록 삶의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저마다 자기의 경로를 찾아 번잡하게 움직이는 도시의 운동은 불안함을 가속하고 있다. 해답은 명료하다. 고요한 정지의 순간을 잠잠하게 홀로 기다리는 것. 미츠에는 모든 관계를 뒤로 하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원점에서 그녀는 비로소 정적인 설경이 주는 평안을 맞이한다. 영화는 현대인의 이유 모를 불안감을 풍경 위에 던져진 인물에게서 발견한다. 일본과 싱가포르라는 서로 다른 국가에서 고독과 소외라는 공통의 감각을 발견한 감독의 섬세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상영 정보

5월10일/10:00/CGV 전주고사 7관

[글 최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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