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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 퍼포먼스 콘테스트 '영화의 거리에서 행자되기‘ “우리 모두 자기만의 방법으로 걸어야 한다”
5월4일 저녁 7시 CGV 전주고사점 앞에서 행자 퍼포먼스 콘테스트 ‘영화의 거리에서 행자되기’가 열렸다. 본 행사는 세계 최초로 차이밍량 감독의 ‘행자 연작’ 10편 전편을 상영하는 특별전을 기념해 열렸다. 극 중 세계 여러 도시를 맨발로 천천히 걷던 붉은 승복 차림의 행자(이강생)처럼 참가자들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느리게 걸으면 차이밍량 감독과 이강생 배우가 그중 가장 아름다운 퍼포먼스를 선보인 사람을 우승자로 뽑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는 사전 신청을 통해 받았으며 최종 22명으로 추려졌다. 콘테스트 직전 사전모임을 통해 한차례 몸을 풀고 온 참가자들이 현장에 도착하자 차이밍량 감독은 “연작 전편을 한 번에 선보이는 것도 이런 이벤트도 처음이라 신난다. 경쟁이라고 생각지 마시고, 어떻게 해야 행자처럼 보일까 고민도 하지 마시고 임해 주셨으면 좋겠다. 천천히 걸으면 모두가 행자다”라는 인사말로 용기를 내준 이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보냈다. 그리고 이어서 44개의 발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행사는 이강생 배우의 행자 시범으로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양손을 들어 올린 배우의 손끝과 아주 느릿하게 바닥에 닿는 발끝을 예의 주시하며 행자의 자세와 정신을 새겼다. 짧은 강습이 끝난 뒤 출발선 쪽에 자리를 잡고 서서 곧장 수행에 들어갔다.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소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자기 몸의 감각에 집중하는 이들의 시간만 다르게 흘러가는 듯했다. 차이밍량 감독은 퍼포머들 사이사이를 걸어 다니며 심사를 진행했다. 핸드폰 카메라로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다리, 집중한 눈을 담으며 어쩌면 영화가 될지도 모르는 작업을 이어 갔다.
행사 종료 7시 30분을 알리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차이밍량의 느림에 대한 철학이 매력적이어서” 참가했다는 박해우씨는 “다리가 올라가고 내려가는 느낌에만 집중했다. 주변이 시끄러운 데도 몰입하는 내가 신기했다”는 소감을 들려주었다. 차이밍량 감독은 느리게 걷기 콘테스트답게 출발점에서 절반도 가지 못한 참가자들 전원을 한 명씩 뜨겁게 안아주었다. 긴장이 풀린 듯한 참가자들은 그제야 감독에게 팬심을 고백하기 시작했다. 감독은 쏟아지는 애정 공세를 천진한 웃음으로 기꺼이 받아냈다.
우승자는 없었다. 시상을 위해 베스트웨스턴 2층 기자회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마이크를 잡은 차이밍량 감독은 “여러분 모두에게 감동받았다. 각자 걷는 방법, 자세, 속도가 다 달랐는데 너무 예뻤다. 오늘 이 시간이 앞으로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하며 귀엽게 심사 포기를 선언했다. 우승자가 없어지면서 감독이 부상으로 가져온 직접 볶은 커피 세트는 추첨을 통해 운 좋은 참가자들에게 돌아갔다.
행사의 꽃인 기념 촬영으로 콘테스트는 마무리됐다. 그러나 추억은 계속됐다. 참가자들이 차이밍량의 DVD, 포스터를 주섬주섬 꺼내며 사인과 사진을 청하자 감독은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었다. 진심으로 행복한 사람의 얼굴이었다. “우리는 지금 휴식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굳이 걷지 않더라도 머릿속을 비워 나의 영혼이 돌아오는 순간을 만들어야 한다. 영화를 찍을 때 가장 기쁜 순간은 내가 원하는 것을 내가 완성했을 때다. 올해 67세가 되었다. 요즘은 지금 나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창작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관객들을 변화시키면 우리가 사는 이 사회도 좀 더 좋은 쪽으로 바뀔 것이란 믿음으로 영화를 만들어 나가겠다.” (차이밍량 감독)
[글 이유채 / 사진 오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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