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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공원길에 드리운 기영과 현우의 그림자는 오랜 시간 그곳에 뿌리 내렸을 나무의 그늘과 어우러진다. 기영은 모든 것을 기억한다고 말한다. 마음속 깊이 똬리를 틀고 앉은 상실의 감각을 고스란히 보여 주지 않아도, 그가 무엇을 품고 있는지 암시되는 부분이다. 그는 상실을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그것을 몸에 지닌 채 걷는다. 마치 두 사람이 함께 길을 걷는 행위만으로도 작은 지진이 발생한다는 듯, 영화는 사라지지 않는 잔여로서의 감각을 따라간다. (정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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