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출신인 샤오엔은 더 나은 삶을 찾아 대만으로 건너온다. 그러나 막상 맞닥뜨린 현실은 녹록치 않다. 신분증이 없어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그나마 일하는 가게 주인은 월급을 제대로 쳐주지 않는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와선 입국을 위해 위장 결혼한 늙고 병든 남편을 돌봐야 한다. 기댈 데 하나 없는 샤오엔은 우연히 길거리에 홀로 앉아 있는 개를 발견하고 음식을 가져다주며 돌본다. 샤오엔의 주변 인물들 역시 하나같이 외롭긴 마찬가지이다. 남편과 아기를 놔둔 채 가출한 대륙 출신 친구 샤오란, 여자 친구와 떨어져 있는 경찰 아푸 등. 영화는 감정을 절제한 채 담담히 샤오엔과 주변인물의 일상을 묘사한다. 같이 니코를 돌보면서 샤오엔은 아푸에게서 그간 만났던 대만 사람에게 느낄 수 없었던 소통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연정 비슷한 감정도 느끼지만 둘 사이는 경멸이 아닌 우정이 존재함을 확인하는 데 그치고 만다. 샤오엔은 고향으로 돌아가려다 남편 때문에 다시 주저앉고 만다. 위로가 되어 주던 니코도 아푸도 다 떠나버린 그곳에서 샤오엔은 결혼식 비디오에서 웃고 있는 자신을 본다. 샤오엔은 진정한 대만인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이주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는 아주 드문 얘기는 아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못 사는 나라에서 잘 사는 나라로 일하러 온 이주 노동자 이야기의 기본 골격에 양안 즉 중국 대륙과 대만 사이의 미묘한 관계가 일반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자장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