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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과 현실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된 두 세계라는 주장은 두 세계를 명쾌하게 분리하려는 시도의 불가능성을 암시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환상과 현실에 관한 통상적인 이해를 넘어 좀 더 집요한 교란 전략을 구사한다. 과연 이 영화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은 무엇인가? 이야기를 이끄는 시선의 주체는 누구인가? 이것은 산 자의 서사인가, 혹은 죽은 자의 서사인가? 라는 의문은 지극히 추상화된 이미지의 연쇄 속에서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영화는 강박적으로 동일한 행위를 반복한다. 젯밥 올리기, 머리감기, 화분, 사진 찍기, 기차, 흔들리는 전등. "어제는 비가 내렸어. 그리고 나는 너를 기다렸어"에서 시작해서 "오늘도 비가 내린다. 이제 다시는 널 기다리지 않을 거야"로 끝나는 동어반복인 동시에 변형되는 언술들의 순환. 기묘한 제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환멸의 자본주의 사회를 냉정히 훑어가던 고다르의 수평트래킹 쇼트와 달리, 우리 현대사의 비극을 서서히 드러내는 이 영화의 수평트래킹 쇼트의 느릿한 움직임은 오히려 그 비극을 포용하려는 욕망을 담고 있는 듯하다. 그것은 냉정한 비판이라기보다는 일어난 모든 것을 감싸 안고 치유하는 살풀이와도 같다. 그러나 기다리는 나는 누구이고 너는 누구인가? 무엇을 기다리는가? 산 자는 누구이고 죽은 자는 누구인가? 라는 질의에 대한 대답이 미궁에 빠져버린 대단히 추상화된 반복적 형식 속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조차 제대로 구별되지 않는 상황에서 막연히 슬퍼하고 감싸 안는 것만으로 과연 상처는 치유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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