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에서 일어났던 비극적 사건을 스틸 이미지의 화면 구성과 흑백의 영상으로 담아낸 작품. 스탈린의 독재가 한창이던 시절. 러시아는 에스토니아를 점령한 후 남자들을 감옥에 가두고 여자와 아이들을 시베리아로 추방한다. 어린 딸을 어머니로 둔 에르나는 시베리아에서 생존을 위해 버텨간다.

이 과정들은 자극적인 드라마나 장면의 묘사를 통해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영상과 내레이션을 통해 감성적으로 다가온다. 그것은 과거의 역사를 애도하는 것인 동시에 과거를 망각하지 않고 영화적 비전으로 기록하는 행위가 된다. 아름다운 영상이 비극적 역사와 만나 한 편의 시가 된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