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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보이즈>(2017)와 〈애프터 블루 (더티 파라다이스)〉(2021) 등 비관습적이며 전복적인 영화를 만들어온 프랑스 감독 베르트랑 만디코의 <그녀는 코난>은 잔혹한 세계에 기반하며 여성 인물을 두드러지게 내세운다는 점 등에서 전작들과 일맥상통한다. 이런 맥락에서 코난이 여성으로 등장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를 단순히 여성 전사의 무용담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 1932년 펄프 픽션 작가 로버트 E.하워드가 『어둠의 사람들』이라는 단편소설을 통해 최초로 ‘야만인 코난’이라는 캐릭터를 창조했을 때, 코난은 주인공의 전생이 육화한 화신(化身)이었다. <그녀는 코난> 속 코난의 이미지는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주연한 <코난-바바리안>(1982)의 캐릭터와 비슷하지만, 10살 주기로 스스로를 죽이고 새로 탄생하는 존재라는 점에서는 화신인 최초의 코난 캐릭터와 일맥상통한다. 연령대는 물론이고 인종까지 다양한 여섯 명의 코난이 등장하는 이 영화는 운명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이자 야만의 본질에 관한 진지한 질문이기도 하다. 중세풍의 배경을 벗어나 미국 브롱크스로 점프한 뒤부터 이 영화는 현대의 야만에 대해 무자비하게 날 선 비판을 퍼붓는다. 영화의 상당수 장면은 일부 관객들에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으며, 후반부 ‘뷔페’ 장면은 상당수 관객들에게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를 부탁드린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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