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나스 트루에바 감독은 10대들과 5년 이상을 함께하며 그들의 삶과 생각을 픽션과 다큐멘터리가 혼합된 형식으로 담아냈다. 영화 제작보다는 10대와 시간을 보내며 무언가 함께하는 것이 더욱 중요했던 감독은 워크숍, 인터뷰 같은 설정을 마련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그들을 그저 지켜볼 뿐, 젊음을 소재로 하는 통념적인 드라마 속에 이들을 가두려 하지 않는다. 어색했던 첫 만남부터 영화가 마무리될 무렵의 코로나 시기까지를 담아낸 이 작품 속 주인공들은 카메라에 찍히는 대상으로서 멋있게 보이길 바라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가장 나약한 부분을 담담하게 고백한다. 세상이 작동하는 매커니즘에 대한 정치적 견해를 피력하기를 주저하지 않고, 본인의 경험을 타인과 기꺼이 나누려는 주인공들의 의지가 이 작품을 오늘날의 젊은이의 초상으로 만들었다. [문성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