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되면 난장판을 치는 한국 국회보다 한 수 위로 불리는 곳이 대만 국회(입법원)다. 코미디영화 또는 액션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모습들이 수시로 방송을 탔던 탓에 <겟 더 헬 아웃>에서 묘사되는 혼란상은 그리 큰 과장이 아닌 듯 보인다. 좀비가 되어 맹목적으로 돌진하는 국회의원들의 모습도 현실에서 본 듯하다. 만화적인 묘사와 과장되고 희화화된 캐릭터들이 판치는 이 ‘판타스틱 코믹 좀비 영화’에서 유일하게 진지한 인물은 뜻하지 않게 국회의원이 되는 왕요웨이뿐이다. 그 또한 어딘가 허술한 인물이지만 좀비 바이러스에 대해 면역력이 있을 뿐 아니라 퇴치까지 할 수 있는 탓이다. <겟 더 헬 아웃>은 현존 정치에 대한 극단적인 냉소주의의 결과물이지만, 그럼에도 왕요웨이의 존재를 통해 희망을 아예 포기하진 않는 듯 보인다. (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