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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로맨스 영화의 한 장면. 촬영할 땐 없던 귀신이 OK 컷마다 튀어나오자, 감독은 죽은 영화도 살린다는 ‘편집왕’에게 도움을 청한다. 귀신 걱정도 잠시, 영화에선 더 무서운 문제들이 발견된다. <그녀를 지우는 시간>은 대부분 편집 작업 중인 컴퓨터 화면으로 진행된다. 화면 밖에서 들려오는 감독과 편집자의 적나라한 대화가 웃음을 유발한다. 알고 보면 귀신은 클리셰로 손발이 오그라들 것 같은 순간마다 산통 깨듯 등장하는데, 감독이 결단을 못 내리는 사이 편집실 전체에 죽음의 기운이 닥쳐온다. 촬영 현장의 열기를 뒤로하고 한 평 남짓 편집실에서 감독이 겪는 의심과 자책의 악몽을 재기 발랄한 공포 코미디로 탄생시켰다. [나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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