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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원제 ‘발견의 해’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1492년을 지칭한다. 반면 현대 역사에서 ‘발견의 해’로 얘기되는 1992년은 바르셀로나 올림픽과 세비아 엑스포가 열려 ‘강국 스페인’으로서의 이미지를 다시금 내세운 해였다. 또한 무르시아 지역 산업 위기로 엄청난 규모의 노동자 시위가 일어난 때였으나 미디어는 ‘잔치’만을 기록하기에 바빴다. 영화는 1992년과 현재를 오가며 무르시아 시내 한 카페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를 기록한다. 일상 얘기부터 노동조합, 인종 차별, 파시스트, 독재로 이어지는 토론까지 카메라는 화자와 청자를 클로즈업해 보여준다. 두 개로 분할된 화면에 인물들의 리액션과 주변 환경을 산발적으로 제시함에도 그들의 주장은 전혀 힘을 잃지 않고, 오히려 전면에 등장해 힘을 과시한다. 정치적 열망 속에 피어나는 희망과 냉소 어린 토론은 논의되는 주제가 몇 년도의 것인지 헷갈릴 만큼 현재적이다. 위험천만하지만 절실했던 실천을 이룬 그해, 과연 무르시아 사람들이 발견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문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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