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의 화이트 빌딩은 상징적인 건물이다. 중심부에 세워진 이 건물은 저비용으로 세워지고 공급된 사회주의 국가의 실험적인 시도였고, 세월의 풍상을 겪으며 낡고 위험한 건축물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인들과 미술관 그리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보금자리 역할을 해 왔다. <지난밤 너의 미소>는 이 건물이 철거되는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카빅 능 감독은 자신의 세 가족을 중심으로 과거의 추억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담는다. 늦게까지 이사를 가지 않는 사람들, 이곳에서 늙어간 사람들 그리고 끝내 붕괴되는 순간들을 기록하면서 건물이 기억하는 것들을 담아내고자 한다. 도시의 중심부에는 화이트 빌딩과 대비되는 새로운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세월은 이들을 교체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지닌 기억까지 바꿀 수는 없다. 이 기억들은 지난밤 문득 떠오른 미소처럼 건물의 잔해 속에서도 강렬하게 잔존 한다. 영화는, 그 기록이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