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의 서울 소재 대학생 백설은 다니던 직장에서 정규직 전환에 실패한 뒤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있다. 그러던 차에 대구에서 엄마 해숙이 백설을 찾아와 느닷없이 자기 인생을 찾으러 혼자 세계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선언한다. 해숙은 한술 더 떠 앞으로는 백설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주지 않겠다고 매정하게 선을 긋는다. 오정민 감독은 캥거루처럼 어른이 돼서도 자식을 놓아주지 않는 한국의 일반적인 세태와 다르게 자식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는 어머니상을 제시하며 그에 따른 모녀간의 갈등을 유쾌하지만 곱씹을 게 많은 소동극으로 그린다. 배우들의 연기가 좋고 한국의 부모 자식 관계에 대한 미래적 예측이 흥미롭다.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