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를 하면서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혜원은 서울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온다. 고향에는 부모님의 농사를 도우며 과수원을 운영하는 친구 재하, 전문대를 마치고 농협에 취직했지만 갑갑한 마을을 떠나고 싶어 하는 친구 은숙이 있다. 메마른 이기심과 인스턴트 음식, 경쟁의 압박으로 점철된 도시를 떠나 예원은 자연주의적 삶을 시작한다.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원작 만화를 한국적 상황에 대입하여 각색한 <리틀 포레스트>는 치유의 가치를 설파하는 ´녹색´ 영화다. 임순례는 오늘날 인간의 삶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권유하면서, 채식과 생태주의라는 그 자신의 신념을 영화적으로 실천한다.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형상화하기 위해 사계절의 주기를 온전히 카메라에 담았다. 우직한 노동과 그로부터 나온 자연의 음식, 느리게 흘러가는 일상이 도시에서 찌든 독기를 해독해주는 것 같다. 음식을 할 때마다 엄마와의 기억을 떠올리는 혜원의 역사 뒤에는 모성애에 기초한 여성주의의 가치를 은근히 깔아두었다.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