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뉴웨이브의 차세대 주자 중 하나로 거론되는 안드레이 크레튜레스큐의 장편 데뷔작. 자동차 사고로 아내 이오아나를 잃은 중년 남자 알렉산드루, 담배와 술에 절은 이 남자에게 어느 날 예기치 않은 방문객이 찾아온다. 세바스찬이라는 이름의 청년은 지난 5개월 간 이오아나의 애인으로 지냈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황당한 등장에 이은 세바스찬의 놀라운 제안은 알렉산드루의 인생을 예측불가능한 방향으로 이끈다. <찰스톤>은 동시대 루마니아 영화의 어두운 비전에 비해 경쾌하고 다채로운 스타일을 구사한다. 크레튜레스큐는 루마니아 영화에서 흔히 발견되는 암울함을 버리고 사랑과 영화, 책,음악을 등장시켜 새로운 차원으로 이야기를 이끈다. 서사가 흥미진진해지는 것은 폭력적인 알렉산드루와 섬세한 세바스찬이 드라마를 코미디로 바꾸면서부터이다. 오래 묵혀 완성한 각본은 애도와 상실이라는 매우 다른 심리를 설득력 있게 분석하면서 인생에 대한 통찰로 이야기를 이끈다.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