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는 날마다 축제>는 3개의 트랙으로 진행된다.파리의 풍경 이미지,고독한 이민자의 이야기,비상사태를 웅변하는 거리 시위. 세 트랙의 관계망은 정치적 추론으로만 성립될 수 있다. 감상적이지 않지만, 매혹적인 이미지들도 곳곳에서 출몰한다. 카메라는 파리를 상징하는 장소와 기념비, 거리를 메운 거대한 분노와 함성, 저항의 노래, 폭력, 침묵을 관찰한다. 불법 체류 이민자들의 시위에서 저들은 노래를 부르고, 급진 작가들의 작품을 암송하고, 구호를 외치고, 진압군을 피해 도망 다닌다. 다른 한편으로 흑백 이미지의 영롱함이 감각을 마비시키기도 한다. 역설적이게도 ‘파리의 축제’로 이름 붙여진 이 이벤트는 2015년에서 2016년까지 있었지만 그 이미지를 1968년 5월 혁명과 연결하는 것은 자동적인 것이다. 압도적인 정확성을 가지고 견주어지는 현재와 과거의 담론들은 자유, 평등, 박애의 정신과 동떨어진 현실에 관해 논평한다. 시적 형식이 정치적 힘을 갖도록 만드는 강력한 작품이다.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