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그램 프로젝트>(2015)로 독창적인 상상력을 보여준 미국 인디펜던트 감독 마이클 앨머레이다의 <마조리 프라임>은 미래를 배경으로 다시 한 번 흥미로운 스토리를 들려준다. 인공지능의 능력이 일반화된 근 미래, 점차 기억을 잃어가는 여든여섯 살 노인 마조리는 고인이 된 남편을 닮은 핸섬한 인공지능 친구를 얻는다. 마조리는 지나간 인생사의 기억을 회고하게 하는 이야기들을 들려주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인공지능에게 점진적으로 빠져든다. 생각해보라. 선택할 수 있다면, 당신을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망각할 것인가? 극작가 조던 해리슨이 만든 연극에 기초한 <마조리 프라임>은 밀도 있는 실내극 양식으로 오늘날 인류가 봉착한 문제들에 대해 생각거리를 던진다. 기억과 정체성, 사랑, 상실감 등을 탐구하는 이 영화는 타인과의 접촉을 상실한 채 쓸쓸해져가는 인간의 조건을 탐구한다. 스파이크 존즈의 <그녀>(2013)를 연상시키는 영화로 팀 로빈스, 지나 데이비스 등 익숙한 얼굴들이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