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은 논쟁적인 10대 영화이다. 영화 속 10대 인물들과 어른의 세계 사이에는 넘기 힘든 장벽에 쳐져 있다. 서로를 증오하고 엿 먹이는 세대 간 긴장과 갈등은 막장드라마를 연상시킬 정도이다. 뚜렷한 목적이 없는 소년들은 사사건건 어른들과 불화하고 자기만의 도피처를 찾으려 한다. 벨기에의 신성 핀 트로흐는 해결불능의 상태로 망가진 믿음과 관계 안에서 돌아갈 곳이 없는 이들이 기대야 할 곳은 어디인가를 묻는다. 선한 의지와 기대를 저버리는 패륜의 상황은 망연한 파국으로 이어진다. 저들은 어디서 누구와 함께 있을 때 편안함을 느낄 것인가? 친구? 가족? 또는 연인?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위태로운 아이들의 운명을 치유할 튼튼한 지붕이 있는 집을 찾기는 요원해 보인다. 불온한 세계의 풍경 위에 조니 쥬얼의 인상적인 사운드트랙이 깔린다. 10대 영화에 전가의 보도처럼 붙는 ‘성장’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암울한 이야기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작.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