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5세>는 여러 차례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셰익스피어 연출가이자 당대 최고의 배우인 로렌스 올리비에의 영화만큼 강렬한 것도 없다. 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완성된 작품으로 영국 정부의 의뢰로 성사되었다. 전쟁에 대한 정당성과 승리에 대한 염원을 담고자 했던 것. 영화사의 맥락에서는 셰익스피어 원작을 보다 큰 스케일로 만들기 시작한 본격적인 출발점이 되었다. 올리비에는 연극과 영화의 절묘한 결합을 위해 글로브 극장 안에 있는 무대에서 영화를 촬영한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올리비에는 다양한 촬영 기법과 이전의 영화 스타일을 빌려와 장면들마다 다채로운 색감과 촬영술을 선보인다. 영국 정부의 의뢰로 시작된 작품인 만큼 원작에 등장하는 영국인 반역자와 같은 캐릭터는 제외되었지만 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로렌스 올리비에의 열연이 헨리 5세라는 인물을 풍부하게 표현해 낸다. 스케일 면에서뿐만 아니라 셰익스피어의 대중영화의 접근법의 모델이 되었다는 점에서도 인구에 회자가 되는 작품이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