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한적한 마을에 불현듯 던져진 어떤 사건에 관한 영화. 이웃의 죽음을 우연히 발견한 한 노인은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속수무책으로 경찰을 기다리고, 사건 소식을 듣고 마을을 찾아온 경찰은 이를 차분하게 수습한다. ‘죽음’이라는 큰 사건이 갑작스레 발화되는 순간부터, 일순 드러나는 긴장감은 마치 이것이 당연한 흐름이라는 듯 무미건조하게 사라져버린다. 영화는 죽음을 가까이서 클로즈업하는 방법 대신 최대한 멀리서, 마치 곪아 터진 상처를 금세 채워버리는 세포들의 정렬을 바라보듯 태연하게 묘사한다. 이를 보고 있으면 원제인 ‘Reconstruction’(재건, 재건축)의 의미가 피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한 현실을 끌어안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