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겠지만 호네커 총리는 독일 통일을 이끈 전 동독 총리이다. 그러니까 이 영화 제목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영화는 이러한 모순을 인식하지 못하는 지금 독일의 10대들을 다룬다. 영화는 너무나 빈약한 청소년 역사의식에 위기감을 느낀 주 정부가 예전 동독 단체 농장에 집단체험 프로그램을 꾸미는 것으로 시작한다. 졸지에 이곳에 떨어진 학생들은 <굿바이 레닌>이라도 찍는 거냐고 투덜대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인솔 교사로 나선 클라우스 역시 지금 상황이 못마땅하다. 반면 낙천적인 농장 노동자들은 과거 동독 시절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무겁지 않은 톤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감독은 독일의 과거를 통해 지금 독일 사회가 품고 있는 인종적,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