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담임인 호시는 생존과 음식의 관계를 가르치기 위해 반 아이들에게 새끼돼지를 키워서 다자라면 먹자라고 제안한다. 아이들은 돼지를 P짱이라고 이름을 짓고 돌본다. 시간이 지날수록 반 아이들은 P짱에게 정이 들고 P짱을 먹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P짱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토론한다. 하지만 P짱을 맡을 다른 학년을 찾는 것도 쉽지 않고, 결국 P짱을 도축 센터에 보낼지, 맡겠다고 나선 어린 3학년에게 맡길지 팽팽하게 의견이 나뉜다. 실제로 일본에서 있었던 일을 토대로 한 <돼지가 있는 교실>은 인간이 살기 위해 먹어야 하는 음식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우리는 매일 식탁에서 마주하는 조리된 음식의 본래 모습을 추측하지 않는다. 특히 육식은 살아있는 생명이었다고, 인간과 같은 심장이 뛰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영화는 이러한 사실을 아이들을 통해 직시하게 한다. 그리고 영화는 주제를 극대화하기 위해 내러티브에 중심인물을 내세우지 않는다. 어떤 한 인물의 시점을 배제하고 ‘돼지 키우기 프로젝트’라는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등장인물들의 개별 사연이나 욕망은 최소화하면서 일련의 과정을 엮어내고 있다. 그래서 인간이 동물을 키우고 먹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군더더기 없이 분명하게 되돌아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