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폭발 참사 후 살아남은 이들은 죽은 이들을 부러워하지 않을까? 이 의문은 영국 심판의 날과 그 이후(이 프로젝트의 원제는 “핵폭탄 투하 이후”였다)에 대한 감동적이면서 오랜 충격을 주는 피터 왓킨스의 사색적 재창조물 전체를 관통하면서 불붙고 있다. <컬로든 전투>에서 하이-콘트라스트 조명, 핸드헬드 카메라, 역동적 롱테이크와 같은 현장감 있는 뉴스릴 스타일을 과거 전쟁의 공포의 순간에 적용시켰다면, 이 영화에서 왓킨스는 분장과 의상, 세트 디자인, 액션 코디네이터 등의 픽션 영화들의 장치들을 다큐멘터리 구조 속으로 병합시키면서 미래 전쟁의 공포의 순간을 묘사하였다. 초췌한 피해자들이 모인 장소에서 매우 늙은 노인이 한 손가락으로 축음기를 틀어 불안정한 캐롤을 듣는 가슴 아픈 크리스마스 장면에서 그의 동정심은 빛을 발한다. 이 순간은 전기가 없어진 현대적 삶의 모든 퇴행적 절망을 포착해 내고 있다. <워 게임>은 수소폭탄의 투하로 인한 인류 고통의 파장에 대한 대중의 외침과 함께 다가오는 끔찍한 새 어둠의 시대를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