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생략의 영화이자 비율의 영화다. 영화는 우리에게 주인공들과 그들의 과거, 그리고 그들의 생활에 대해 거의 알려주는 바가 없다. 대신, 비록 적긴 하지만 주어지는 정보들이 마치 제도사가 그린 선처럼 정확하기 때문에, 스크린 밖의 우리가 작품 속의 세계를 완벽히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생략은 주인공들에게 자유의 감각을 부여한다. 영화가 그들을 완벽하게 규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신 그들의 연기를 위한 충분한 공간을 갖게 된다. 사실 이 영화 속의 인물들은 할 말이 많지 않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다. 그러나 영화는 그들의 삶으로부터 자유로이 부유하는 의미심장한 순간들을 끄집어내고 있다.